Ethena, 합성 달러 모델에서 기관급 금융 플랫폼으로의 전환

델타 중립 전략의 한계를 넘어 RWA와 기관용 초과 담보 대출로 진화하는 US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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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hena는 출시 직후부터 2025년까지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지만, 하반기 들어 시장 하락세와 함께 USDe의 수익률이 하락하자 기존의 현물-선물 델타 중립 전략에서 벗어나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선언했다. 초기 모델부터 현재 피봇 중인 전략까지 비교하여 훑어보도록 하자.


1. Ethena의 초기 전략: 합성 달러, 델타 중립

합성 달러

USDT나 USDC처럼 은행에 실제 달러를 쌓아두는 방식이 아니라, USDe는 현물 + 선물 숏이라는 금융 공학적 조합을 통해 달러의 가치를 복제했기 때문에 '합성(Synthetic)'이라는 표현을 쓴다.

델타 중립 메커니즘

'델타'는 기초 자산(ETH)의 가격 변화에 따른 포트폴리오 가치의 변화량을 의미한다. '델타 중립'은 이 변화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이다.

  • 포지션 구성: 100달러어치의 ETH을 현물로 사고, 동시에 선물 시장에서 100달러어치의 이더리움을 공매도(숏)한다.
  • 가격 하락 시: 현물에서 10달러 손해를 봐도, 숏에서 10달러 수익이 나기 때문에 전체 가치는 100달러로 고정된다.
  • 가격 상승 시: 현물에서 10달러 수익이 나도, 숏에서 10달러 손실이 나기 때문에 역시 전체 가치는 100달러다.

수익 모델

  1. 스테이킹 보상: 담보로 잡은 ETH를 Lido의 stETH 같은 '유동성 스테이킹 토큰'으로 보유하여 약 3~4%의 이더리움 스테이킹 보상이 발생한다.
  2. 펀딩비 (Funding Rates): 선물 시장에서는 롱 포지션이 많을 때 숏 포지션을 잡은 사람에게 일종의 수수료를 준다. 암호화폐 시장은 역사적으로 상승장이 많아 숏 포지션이 펀딩비를 받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여기서 추가적인 연이율(APY)이 발생한다.

2. 새로운 변화: 담보 자산 및 수익원 다각화

주요 배경

  • USDe 공급량 감소: 2025년에는 한때 USDe 공급량이 140억 달러를 상회하며 질주했다. 하지만 2025년 하반기 하락장과 펀딩비 하락을 겪으며 현재는 약 60억 달러 선에서 정체한 상태다. (참고: DefiLlama)
  • 높은 펀딩비 의존도의 한계: 그동안 USDe는 선물 시장의 펀딩비에 수익의 대부분을 의존했다. 그러나 상승장이 꺾이거나 시장이 안정화되면 펀딩비 수익률이 급감(최근 20%대에서 3%대로 하락)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Ethena는 상기 배경을 바탕으로 담보 자산의 종류를 늘리고 수익원을 다각화하는 전략을 세우고, 현재 선물 담보 비중을 11%까지 줄였다. 어떤 전략들인지 가볍게 정리해보자.

기관용 초과 담보 대출

검증된 파트너들과 함께 삼자간 담보 대출 구조를 구축하여, 기관 투자자에게 자금을 공급하고 이자를 받는 은행의 역할로 영역을 확장하고자 한다. 기관에 대출을 해줌으로써 규모의 경제와 법적 안정성을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 제도권 파트너들을 통하면서, USDe는 단순한 deFi 토큰을 넘어 기관들이 믿고 쓸 수 있는 디지털 화폐로서의 지위를 굳히려는 전략이다.

  • 참여 기관: Anchorage Digital(암호화폐 및 자산 보관), Coinbase Asset Management(USDe 담보를 활용해 수익 전략 설계), Maple Institutional(기관 대출 인프라와 신용 평가 엔진) 등 제도권의 거물들이 파트너로 참여
  • 담보 방식: 기관 투자자가 BTC이나 ETH 같은 고유동성 자산을 초과 담보로 제공 (ex. 100달러를 빌리기 위해 150달러어치의 코인을 맡김)

USDtb의 도입을 통한 RWA 확장

준비금의 90% 이상을 블랙록의 토큰화 펀드인 BUIDL(미국 국채, 현금, 환매조건부채권 기반)에 할당한다. 시장 하락기에 선물 펀딩비가 마이너스로 돌아설 경우, USDe의 담보 중 일부를 USDtb로 빠르게 전환하여 안정적인 국채 수익률로 전체 시스템을 방어한다. 즉, 하락장에서도 수익이 끊기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한다.

(참고: USDtb Docs)

주식과 원자재 시장으로 확장

나스닥 지수나 금 선물 등을 활용하여, 기존의 코인 현물 + 선물 숏 전략을 전통 자산 현물 + 선물 숏으로 복제한다. 암호화폐 시장과 전통 금융 시장은 사이클이 다르므로, 크립토 펀딩비가 낮을 때 전통 자산 쪽에서 수익을 보전하는 '수익원 다각화' 전략이다.


3. 시장의 우려와 희망

루나 사태의 트라우마 때문에 사람들은 '고수익'과 '암호화폐 담보'라는 단어에 민감하다. 첫째로는 시장이 폭락할 때 펀딩비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면, 프로토콜이 돈을 벌기는커녕 오히려 내뱉어야 하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둘째로 일반인이 이해하기 힘든 복잡한 파생상품 구조는 문제가 터졌을 때 대응하기 어렵다.

그러나 신규 유입 자금으로 이자를 주고, 아무 가치 없는 LUNA 토큰을 발행해 스테이블 코인의 가치를 받쳐올린 모 폰지 프로젝트와는 다르게, Ethena는 정교한 기반 위에 여러 안전장치가 설계되어 있다.

  • 1달러의 USDe 뒤에 실제 1달러 어치의 비트코인/이더리움 현물과 숏 포지션이 존재하므로 가치가 1:1로 매칭
  • 펀딩비 및 스테이킹 이자라는 실제 외부 수익을 번다는 점
  • 제도권 수탁 기관을 통해 담보를 관리
  • 약 6,250만 달러 규모의 예비비를 적립하여 펀딩비가 마이너스가 되는 비상 상황을 대비
  • 현재 Ethena의 솔벤시 비율(지급능력비율)은 101% 이상으로, 유통되는 USDe보다 가진 자산이 더 많음

4. 마무리

Ethena는 투기적 자금에 의존하는 방식을 그치고, 이제는 기관의 안정적인 자금을 담는 온체인 금융 인프라가 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결국 Ethena의 성공 여부는 두 가지에 달렸다고 본다.

  • 블랙록, 코인베이스 등 규모가 큰 파트너들과의 협업이 단순한 발표를 넘어 실제 수조 원 단위의 유동성으로 이어지는가?
  • 복잡성 관리: 담보 자산이 다양해질수록 시스템의 리스크 관리 난이도는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간다. 얼마나 투명하고 견고한 거버넌스를 유지하는지 지켜봐야 한다.

우려를 딛고 크립토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은행이 될지, 귀추가 궁금하다.

Reference